미국發 금리인상에 요동치는 신흥국 … 자본이탈 커졌다
미국發 금리인상에 요동치는 신흥국 … 자본이탈 커졌다
  • 최재영
  • 승인 2018.06.21 11:33
  • 최종수정 2018.06.21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가 변동성도 확대 한국경제에 치명적
제목 : 미국發 금리인상에 요동치는 신흥국 … 자본이탈 커졌다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미국발(發)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신흥국의 자본이탈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를 끝내고 금리 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어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 이탈로 벌어지는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크게 오르면서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자본유출에 이어 물가상승 의 이중고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달러화 강세에 신흥국 자금이탈 커져

21일 국제금융센터는 블룸버그의 보고서를 인용해 “국가별 대응전략에도 향후 신흥국의 해외자본 이탈은 증폭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이후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신흥국의 자본 이탈 불안이 더 커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화 표시 부채를 많이 보유한 나라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이집트, 인도네시아, 필리핀, 남아프라키공화국 등이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반면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이 높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대만, 중국, 폴란드 등은 자본이 이탈이 확대되더라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국가로 분류됐다.

자본이탈이 커지면 신흥국으로서는 통화가치 절하로 수출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유가 등 미국 달러화 표시된 수입비용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기업 채산성도 나빠진다.

이런 이유로 이미 중국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낮은 수준이 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 터키 등은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했지만 관련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아시아로 번진 자본이탈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신흥국 자본이탈 불안은 이사아로도 번지는 양상도 보인다. 주요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 지수인 달러인덱스는 넉달 사이 7%가량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연중 최고 수준인 92.97까지 올라갔다.

이같은 영향으로 필리핀 뿐만 아니라 태국과 인도의 통화가치도 떨어졌다. 이들 국가들은 급격한 자본 이탈을 우려해 금리 인상까지 단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지난달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해외자본은 123억달러다. 2016년 11월 이후 최대규모라는 것이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또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유럽도 통화정책을 정상화 궤도 올리면서 신흥국들은 자본 유출을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방어하기에는 역부족 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부는 해외자본 이탈에 따른 국내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 이탈에는 상당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현재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도 분명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미 금리 역전 '이탈' 우려는 계속

문제는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오히려 확산 가능성도 나오면서 한국도 ‘자본 이탈’ 영향권에 들어왔다는 분석도 늘고 있다.

미국은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며 현재 전망은 유효하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미연준)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최대 0.5%포인트로 커졌다.

미국은 앞으로 두 차례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역전폭은 0.75%~1.00%포인트까지 커질 수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지난 17일 ‘6월 미국 금리 인상과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한미간 금리 역전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미국과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흥국위기가 확산되면 한국경제도 타격이 불가피 하다”고 진단했다.


◆변동성 커진 국제유가 '이중고'

국제유가 불안도 우리에게는 치명적이다. 올해 초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70.73달러를 기록해 3년 만에 배럴달 70달러 선을 넘었다.

특히 국제유가가 오르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과 반대로 움직이면서 신흥국 자금 이탈도 부추키고 있다.

세계 6위 원유수입국인 한국은 더 영향을 받는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유가 상승은 경기회복에도 걸림돌이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앞두고 산유국들간증산 문제를 놓고 계속 대립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은 현 수준보다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과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들은 감산합의가 유지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으로 일일 원유생산 감소분이 150만배럴 리비아는 내전으로 일일 100만배럴 생산분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역시 셰일 원유 생산 증대에 필요한 설비와 인력 부족으로 생산 확대오 여의치 않다. 이 때문에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Copyright ⓒ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 인포스탁데일리(www.infostockdaily.co.kr) / 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본 뉴스(정보)는 해당종목의 매수/매도신호가 아니며,이를 근거로행해진 거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