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금융 엇갈린 수익성... 증권·상호금융↑ 보험·카드↓
비은행금융 엇갈린 수익성... 증권·상호금융↑ 보험·카드↓
  • 이일호
  • 승인 2018.06.20 14:38
  • 최종수정 2018.06.20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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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내년 금리 3% 이상 오를 경우 자본비율 하락 우려


비은행금융기관 경영건전성, 총자산 규모.<자료=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인포스탁데일리=이일호 기자] 금융업에서 비은행부문의 자산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 등 일부 업종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경우 수익의 상당수를 차지하던 저축성보험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추후 금리 상승으로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카드사 또한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과 카드대출수익 감소 등으로 영업환경이 점차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금융기관의 자산규모는 2018년 1분기 말 기준 2478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9% 증가했다.

금융권(전체 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 총자산(5108조원) 가운데 비은행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분기말 48.5%로 전년동기대비 1.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 보면 개인사업자대출을 늘린 저축은행이 전년동기대비 14.8%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어 증권사 10.6% 여전사 9.6% 상호금융조합 7.3% 보험사 6.1% 순으로 자산이 증가했다.

비은행금융업종 대부분의 자산 건전성도 개선됐다. 보험사와 여전사와 저축은행 등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상호금융조합은 같은 기간 연체율이 0.04%포인트 하락한 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1%포인트 상승했다.

▲ 보험·카드사 수익성 ‘빨간불’

여신전문금융회사 총자산이익률, 당기순이익(사진 좌측) 및 카드사 수수료율, 카드대출 이자수익 증가율.<자료=한국은행 '금융안전보고서'?

비은행금융의 수익성 통계치는 업종별로 엇갈렸다. 증권사와 상호금융조합의 수익성은 개선된 반면 저축은행과 보험회사는 줄어들었다.

지난 1분기 증권사는 총 1조45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5529억원(61.4%) 증가한 수치로 11년 만에 최고 순이익이다. 같은 기간 총자산수익률(ROA)도 1.43%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0.3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수수료 확대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상호금융조합도 농협을 중심으로 지난 1분기 총 76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약 40%의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보험회사는 지난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 0.76%로 전년동기대비 0.31%포인트나 하락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한때 70%에 육박하던 저축성보험 비중이 지난 분기부터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수익성 약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전사의 경우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2014년 총자산수익률 2.5%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하며 최근에는 1.2%까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9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정부의 정책적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하락과 카드 대출 제약으로 인한 수익 감소,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2015년 2.0%에서 2017년 1.8%로 0.2%포인트 감소했다. 카드대출에 따른 이자 수익률은 같은 기간 12.3%에서 3.5%로 7.8%포인트 급감했다.

최근의 금리상승 국면도 카드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이자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카드채 이자비용이 급증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신용카드회사의 영업환경은 시장 금리 상승압력과 결제시장 구조 변화 등을감안 할 때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비용절감노력 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한편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복원력확충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났지만 총자산순이익률은 전년동기대비 0.32%포인트 하락한 1.47%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상향에 따른 저축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확대 영향으로 풀이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비은행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를 새롭게 개발해 거시 경제 금융충격에 대한 비은행금융기관 복원력을 평가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또 향후 은행 부문 모형과 비은행 부문 모형을 연계한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구축해 금융시스템 전반의 복원력을 정교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이일호 기자 ato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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