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외환시장 개입에…엔화 향방은?
일본 정부 외환시장 개입에…엔화 향방은?
  • 원주호 기자
  • 승인 2022.10.24 11:35
  • 최종수정 2022.10.24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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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매파적 기조 지속되면 엔화 약세도 지속"
사진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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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원주호 기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150엔을 돌파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엔화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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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화 가치, 32년 만에 최저치…외환당국 개입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의 주요 원인은 일본 중앙은행(BOJ)의 수익률통제정책(YCC)과 연준의 통화긴축에 따른 미-일 금리차 확대"라며 "최근 미국 10년물 금리가 4%를 넘어서면서 달러-엔 환율이 주요 저항선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엔화 가치가 이처럼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이후 일본은행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에 엔·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52엔에서 147엔까지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엔화 가치의 추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 1998년 4월 10일에는 하루 만에 2조6000억 엔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면서 역대 최대규모의 달러 매도와 엔화 매수세를 기록했지만 외환당국의 적극적 개입에도 엔·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123엔에서 147엔까지 급등했다"고 말했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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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화 약세, 미 연방준비제도에 달려있어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를 안정화시킨 요인은 일본 정부의 정책이 아닌 1998년 9월 미국의 대규모 헤지펀드 LTCM(Long Term Capital Management) 위기에 따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였다. 

이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의 방향성은 외부적 요인 즉, 연준의 정책이 키 포인트"라며 "지금처럼 일본 국채 상단을 0.25%에 고정시켜 둔 상황에서 연준 정책과의 상관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짚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미-일 금리 차 확대는 최근 엔화 약세의 가장 큰 이유"라며 "일본은행의 달러 매도 개입에도 통화정책 스탠스 전환이 부재한 이상 엔화는 약세 압력이 우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시장에서는 BOJ가 YCC정책을 수정 또는 폐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늘어나고 있지만, 구로다 BOJ 총재는 지난 21일 도쿄 연설에서 임금 상승을 동반한 안정적인 물가상승세를 거듭 강조하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BOJ가 YCC정책 전환을 쉽사리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책을 중단할 경우 국채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국채금리 급등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일본정부의 채무부담과 더 나아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231%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일본 재무성은 금리가 1% 오를 경우 2025년 원리금부담은 3조7000억 엔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미국채 매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의 미국 국채 매도는 미국 국채금리 상방 압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엔화 약세 압력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지속되는 한, 엔화 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원주호 기자 nm13542@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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