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인수 실패' ARM, IPO 추진에 이목 집중된 이유는?
'피인수 실패' ARM, IPO 추진에 이목 집중된 이유는?
  • 송정훈 전문기자
  • 승인 2022.06.28 13:55
  • 최종수정 2022.06.2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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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소프트뱅크, ARM IPO로 출구 전략 선회"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ARM이 M&A시장에 등장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인포스탁데일리=송정훈 전문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9434) 회장이 영국계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나스닥에 상장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엔비디아(NVDA)는 지난 2020년 9월 400억달러 규모의 ARM 인수를 발표했다. 세기의 빅딜로 회자됐던 두 기업의 인수·합병(M&A)은 주요 반도체 업체들과 각국 규제기관들이 '중립성 훼손'을 이유로 일제히 반대해 지난 2월 최종 무산됐다.

손 회장은 지난 24일 소프트뱅크 연례 주주총회에서 "ARM 고객 대부분이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미국 시장이 ARM이 들어오길 반길 것"이라고 말해 ARM이 IPO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ARM은 반도체 설계 자산을 통해 라이선스(IP) 사업을 영위하는 칩리스(Chipless) 업체"라며 "주 고객은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개발/설계/생산 내재화), 팹리스(Fabless, 설계 후 위탁생산) 업체들로 칩 설계 관련 정보들이 필연적으로 공유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물리적인 반도체 칩을 판매하지 않지만 피인수 시나리오는 ARM의 시장 장악력을 지탱해온 중립성의 훼손이 불가피해진다"며 "소프트뱅크는 기업 매각이 제한되자 IPO로 출구 전략을 급선회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비전펀드의 운용 손실 등으로 2021년 17조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해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IPO의 속행이 전망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단일 반도체 기업의 ARM 인수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퀄컴(QCOM),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인텔(INTC)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뉴욕 증시 상장 가능성이 높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지분 확보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ARM의 IPO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배경은 모바일 AP 시장 지배력 때문만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술적 차이, 시스템 구성 환경의 변화, 주요 고객사들의 로드맵에서 ARM이 가진 성장 잠재력을 점검해볼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송정훈 전문기자 boxr@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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