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태풍의 핵 ‘애플카’, 전기차 시장 뒤흔드나
[심층진단] 태풍의 핵 ‘애플카’, 전기차 시장 뒤흔드나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11.23 06:33
  • 최종수정 2021.11.24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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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2025년 전기 자율주행차 ‘애플카’ 출시 목표
스타트업 전기차 거품 논란 속 애플의 전략은
‘위기이자 기회’ 현대기아차…”미래 비전 보여줘야”
왼쪽부터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이형진 선임기자.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왼쪽부터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이형진 선임기자.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일명 ‘애플카’를 제작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은 오는 2025년 자율주행 전기차를 공시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애플은 애플카 개발을 위해 공을 들여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이번 역시 애플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아니지만, 전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는 평가다. <인포스탁데일리>는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과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을 모시고, 애플의 전기 자율주행차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국내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 전망 등을 꼼꼼히 짚어보고자 한다.

애플카 예상도. 자료=맥루머스
애플카 예상도. 자료=맥루머스

◇ 애플, 2025년 전기 자율주행차 ‘애플카’ 출시 목표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애플은 원래 2027~2028년쯤 애플카를 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었는데, 이번 외신 언론보도를 통해 4년 앞당겨진 오는 2025년 양산 ‘애플카’를 선보인다”면서 “과연 차량 모듈 및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기업과 협력을 할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은 “블룸버그를 통해 애플이 2025년 애플카를 내놓는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예상일뿐 실제 아무것도 나온 게 없어 섣불리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종효 전문위원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애플도 진입시기를 놓고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면서 “늦어도 2025년까지는 애플카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고, 전기차에 대한 구체화된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양오 고문은 “애플은 지난 2019년 6월 드라이브 AI라는 회사를 인수합병(M&A) 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시장의 평가”라면서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차량 사물 통신이 연결된 V2X, 둘째 첨단 운전자 시스템인 ADAS, 마지막으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으로 구분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공개한 4680배터리.
2020년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공개한 4680배터리. 

◇ 스타트업 전기차 거품 논란 속 애플의 전략은

최근 테슬라의 대항마로 스타트업 전기차 기업인 리비안과 루시드가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단숨에 시가총액 3위와 8위에 오르면서 거품이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특히 리비안의 경우 설립 12년이 지난 현재 전기차 판매대수는 고작 150여대에 불과하다. 공식적인 매출 실적은 없고, 손실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전기차라는 단어만 연관되면 시장이 과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루시드 역시 시총 899억 달러로 포드 791억 달러, GM 909억 달러로 넘어섰거나, 넘보는 위치가 됐다.

이를 두고 김종효 전문위원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유일하게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 결과물을 만들어냈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 리비안의 경우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의 시가총액과 비슷하다는 전망인데, 하루 생산량도 굉장히 제한적이고, 보여준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테슬라의 경우 여러가지 부품들을 다른 협력사에서 받아 조립하기는 하지만, 전체 시스템에 최적화시키는 자신들의 칩을 스스로 만들어 대량 생산체제를 갖췄다”면서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을 만드는 것처럼 부품을 조달 받아 하청업체가 조립하고, 애플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결국 애플은 초기 완성차 플랫폼을 가진 협력사와 손잡고 시장에 진입하고, 개발·설계부터 생산·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수직화하는 애플카 생산시스템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최양오 고문은 “애플카의 협력업체로 꼽히는 곳이 LG마그마e파워트레인인데,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만드는데, 반도체 회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면서 “포드는 글로벌 파운더리와 도요타는 미라이즈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테슬라는 디완을, 현대차는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부분을 인수 합병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테슬라 역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애플과의 협업해야 할 부분들이 생길 것”이라면서 “현재 전기차나 자율주행은 혼돈의 시기로 소프트웨어냐 하드웨어냐 우위를 따지기는 섣부른 감이 있고, 협력도 누구와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양오 고문은 “그런 차원에서 LG 마그마 인터내셔널이 눈에 띄는데, 일단 애플카로 만들어 놔야 하는데, 초기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개발에 나선다면 분명 선점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nbsp;E-GMP.(이미지=현대차)<br>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nbsp;E-GMP. 사진=현대차

◇ ‘위기이자 기회’ 현대기아차…”미래 비전 보여줘야”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 등 전기차 브랜드와 모델을 대폭 확대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최근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를 확대하면서 수익성 중심으로 주력 판매 차종을 옮겨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가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김종효 전문위원은 “현대기아차가 미래 청사진을 잘 보여주면 지금 주가는 굉장히 저평가돼 있는게 맞다”면서 “현대기아차에 투자하는 분들은 아마도 내년 연초 현대차가 과연 어떤 미래 비전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형진 선임기자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나 자율주행 등 미래차 분야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양오 고문은 “자동차 기업들은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30년 농사가 좌우된다”면서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일단 반도체 공급망이 어떻게 풀리느냐가 가장 큰 변수이고, 반도체를 따라 전기차 업체들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대기아차 투자자의 경우 합종연횡이나 협력 등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고 난 뒤 투자에 나서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김종효 전문위원은 “지난 10월 우리나라 자동차 판매량을 보면 뒤에 밀려 있던 그랜저가 판매 1위로 올라왔는데, 이어 제네시스 G80”이라면서 “평균 판매가가 6~8천만원이 넘는데, 현대기아차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판매대수는 줄어도 비싼 차량을 판매하고, 반도체 공급망 변수에 재빠르게 대처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일단 테슬라는 지배적인 사업자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에 내년 테슬라 40%, 나머지 전기차 및 배터리 회사 등에 60%로 나눠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 김종효 전문위원은 “포드는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종목 중 하나로 내년 전기차 생산 모델과 생산 대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눈여겨 보길 추천한다”면서 “국내 기업의 경우 현대기아차에 20~30%정도 담아두고, 개별 종목들은 인포뱅크나 현대오토에버 등 약간의 트레이딩 병행도 괜찮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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