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김필수 교수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 
[人터뷰] 김필수 교수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11.05 08:27
  • 최종수정 2021.11.0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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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겸 전기차협회장 
"정상적으로 인수 가능할지 의문…지속가능은 논외"
"'밑 빠진독 물붓기式' 안돼…이동걸 회장 판단 중요"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법원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쌍용자동차 간 인수·합병(M&A) 양해각서 체결을 허가하면서, '쌍용차 새주인 찾기'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향후 정밀심사를 거쳐 본계약이 이뤄지면, 부채 상환 및 자금조달 계획,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법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야 에디슨모터스는 비로소 쌍용차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된다.

이 과정 속에 여러가지 난관이 예상되지만, 무엇보다 인수자금 조달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단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데 성공했는 데, 이를 온전히 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달리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겸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은 5일 <인포스탁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의 핵심은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정상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지 여부다"며 "지속가능이니 미래가치를 지금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 첫 단추부터 꿰고 난 이후 걱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쌍용차가 정상 궤도로 가기 위해선 4~5조원 정도의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에디슨모터스는 그러한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이 부실을 낳는다고, 에디슨모터스 자체가 자본잠식기업인데 쌍용차 부채를 탕감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룬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본점 전경. 제공=산업은행
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산업은행

◇ 밑빠진 독에 국민 혈세 퍼주기 안돼…이동걸 회장 판단 중요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선 최대 1조5000억원~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쌍용차의 부채는 7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데, 이 중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별도로 값아야 할 공익채권만 4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디슨모터스 측 역시 1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수자금으 3100억원은 1차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하고, 2차 유상증자 등을 통해 5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운영비용은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7000억~80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인수 관련 협의도 있기 전에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선을 그은 상태다.  

김 교수는 "벌써부터 공장 부지를 담보로 산업은행에 8000억원 빌린다는 등 거론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처사다"면서 "부지 매각으로 인한 시세차익으로 정상화를 꿰하겠다는 건 데,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쌍용차는 모기업 운이 지지리도 없는 것 같다. 그나마 현금력이 있는 SM그룹이 인수전에 참전한다는 소식에 기대를 갖고 지켜봤지만, 결국 발을 빼더라"면서 "결국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 대기업의 현명한 판단이 아닐 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쌍용차 직원들이 너무 안됐지만, 밑빠진 독에 국민들의 혈세를 쏟아 붇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동걸 회장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전경.(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전경. 사진=쌍용차

◇ 경영정상화까지 과제 '산적'…구조조정 불가피 

쌍용차가 회생절차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채권자들의 마음를 얻어야한다. 다만, 노동조합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 안팎의 전망이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말 국회 국정감사에서 "(에디슨모터스) 인수 계획 및 사업성 판단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자본조달 수준과 사업성 등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쌍용차의 기업존속가치는 6200억원으로, 청산가치 9800억원 보다 3600억원 가량 낮다. 이는 회사를 살리는 것보다 사업을 접는게 남는 장사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쌍용차가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법정관리를 졸업하기 위해선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 인건비 절감은 필연적이다"며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노조의 필사적인 노력이 수반되지 않고는 채권단의 부동의는 불을 보듯 뻔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사진=에디슨모터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사진=에디슨모터스

한편,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게 투자 계약체결에 관한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부여했다. 투자계약이 체결되거나 3개월이 지나면 협상권은 소멸한다. 다만, 법원의 허가를 얻은 경우에는 협상권 인정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투자계약이 체결되지 않고 양해각서의 효력이 상실되면 쌍용차는 다른 어떠한 투자자와도 재협상이 가능하다. 이 경우 에디슨모터스는 민사 또는 형사 소송 등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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