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친 '인텔(INTC)', 업계가 얻은 교훈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인텔(INTC)', 업계가 얻은 교훈은?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21.10.26 20:28
  • 최종수정 2021.10.26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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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갤싱어 인텔 CEO.(사진=인텔)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인텔이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무려 12%의 주가 급락을 맛봤다. 이 같은 마진 하락이 향후 2~3년 간 이어질 거란 전망 발표 때문이다. 인텔이 캐팩스와 R&D 투자를 극도로 늘리면서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가는 인텔의 마진 하락이 확실시되는 만큼 주식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한 인텔은 지난 26일 장마감 기준 4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 56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인텔 주가는 컨퍼런스콜 이후 급락해 최근 5거래일 간 9.55% 하락했다.

 

인텔은 앞서 3분기 실적으로 매출 181 억달러, 매출총이익(GPM) 57.38%, 주당 순이익(EPS) 1.7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이던스와 컨센서스 EPS인 1.10달러, 1.11달러를 모두 큰 폭으로 상회했다.

하지만 컨퍼런스콜 내용은 투자업계를 실망스럽게 했다. 펫 갤싱어 인텔 CEO는 "인텔이 향후 테크 리더쉽을 재탈환하기 위한 전환점(Pivot Point)에 있다"며 "향후 4년간 5개(Intel 7, Intel 4, Intel 3, Intel 20A, Intel 18A)의 신규 노드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텔은 올해 180억~190억 달러인 캐팩스 규모도 내년 250억~280억 달러로 40% 이상 늘리며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향후 2~3년간 매출이익은 51~53%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2018~2020년 3년간 매출 이익이 60%대였던 걸 감안하면 EPS 증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되는 대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6년 상반기 인텔의 6대 CEO였던 브라이언 크르자니치는 비용절감을 위해 인텔 전체 인력의 11%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의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라며 “결과적으로 인텔은 비용절감 효과를 보기 시작했고, 2017년 하반기부터는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당시 이미 인텔이라는 거함의 침몰 프로세스는 시작됐다"면서 "인텔을 떠난 R&D 및 엔지니어 인력들은 엔비디아, AMD, 애플, TSMC 등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는 결국 인텔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크르자니치는 감원을 통해 단기 EPS를 높였지만 로버트 노이세, 고든 무어, 앤디 그로브가 추구했던 인텔의 아이덴티티가 무너져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성능 향상의 대명사와도 같은 ‘무어의 법칙’을 되찾기 위해 인텔은 향후 각고의 노력을 할 전망이나, 증권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훨씬 더 비싼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승우 연구원은 “2~3년간 인텔은 마진 하락이라는 굴레를 짊어지고 가야 한다”라며 “주식으로서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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