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항공사 출범 '오리무중'…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해 넘긴다
통합항공사 출범 '오리무중'…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해 넘긴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10.13 12:24
  • 최종수정 2021.10.13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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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비롯 미국·EU 등 6개국 경쟁당국 심사 승인 남아
조성욱 "연내 마무리-경쟁제한성"…'조건부 승인' 가능성
사진=(위)대한항공, (아래)아시아나항공
사진=각사.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통합항공사 출범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가 지체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합병 절차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베트남 등 6개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필수 신고국가 9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청하고, 이후 해당 경쟁당국 심사를 통과하면 지난 6월 30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식 취득 일정을 지난 달 30일로 한 차례 연기한 뒤, 재차 오는 12월 31일로 미뤘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는 "현재 터키와 대만, 태국 등 3개국 승인만 얻은 상태"라며 "이처럼 두 항공사간 합병 절차가 더디게 진행된 배경에는 공정위의 승인이 늦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통 기업 통합은 자국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에 따라 다른 국가 승인·판단 기준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우리 공정위는 일부 국가의 두 항공사간 중복 노선에 대한 경쟁 제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우려 표명이 오히려 해당 국가의 눈치를 살피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지연되는 이유라는 비판의 단초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1·2위 (항공사) 간 결합으로 경쟁 제한성의 문제는 더욱 심도 있게 봐야 한다"며 "실제 노선별로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해명했다.

다만, 조 위원장은 이날 '국민 경제적 중요성을 고려해 기업결합 심사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통합항공사 출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정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공정위 사무처의 공기는 사뭇 다르다. 양사 간 합병 업무에 정통한 한 공정위 관계자는 인포스탁데일리에 "현 단계에서 (합병) 심사결과가 언제 나올지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합항공사 출범이 올해 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발언이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해 11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결의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6월에 인수 통합(PMI) 계획안을 발표하고 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거쳐 확정했다. 

PMI 계획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기업결합 심사를 끝내고 올 연말께 아시아나 인수를 완료한다. 우선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두고, 오는 2023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가 되는 '통합항공사'를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위를 비롯해 나머지 필수 신고국가 경쟁당국의 추가 요청사항에 적극 협조하며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절차를 마무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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