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LG생활건강, 남은 숙제 '지배구조'...어떻게 개선할까
[지속가능] LG생활건강, 남은 숙제 '지배구조'...어떻게 개선할까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21.10.14 07:31
  • 최종수정 2021.10.14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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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등 설치 
여성 사외이사 영입 등 추가 개편 필요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환경, 사회공헌 등을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전반의 활동 및 성과,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기업 레퍼런스체크 연구소 '평판체크'와 공동으로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봄으로써 과거 목표 달성 현황과 향후 방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LG생활건강은 동종 업종 대비 높은 수준의 ESG 등급을 평가받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등 다양한 기관의 ESG 등급 평가 결과, LG생활건강은 최근 사업연도에 통합 등급 'A(AA)' 이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환경(E), 사회(S) 부문에서는 업종 대비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나,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나타냈다.

 

LG생활건강 CI
LG생활건강 CI

◇ 환경·사회 부문 대비 부진한 지배구조

14일 '2020 LG생활건강 ESG 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환경(E) 부문에서 전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고유 평가 척도인 '그린패키징 체계'를 운영하고,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환경적 효익(보람있는 이익)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S) 부문에서는 역량 제고를 가능케 하는 임직원 업무 환경과 지속 가능 가치를 제고하는 협력사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협력회사 CSR 현황 전반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도 한다. 

서스틴인베스트에 따르면 LG생활건강 ESG 총점은 94.63으로 섹터 23개 기업 중 1위다. 

특히 환경(E) 점수는 89.55로 섹터 평균 15.98에 비해 월등히 높다. 사회(S) 부문 역시 86.24로 섹터 평균 27.76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섹터 평균 55.80과 큰 차이가 없는 63.31을 기록하면서 환경, 사회 부문에 크게 못 미쳤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이사회, 배당 성향 등 주주 권리 측면에서 부진함을 보였다.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ESG 평가. 자료=서스틴인베스트

◇ ESG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등 설치 

LG생활건강은 올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동시에 설치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올해 4월 ESG위원회를 신설해 비재무적 요소를 경영활동에 반영하고, ESG 실행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사회 산하의 ESG위원회는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지속가능경영 관련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경영진 및 실무단과 긴밀한 협업으로 전사 차원의 ESG 활동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7월 내부거래의 투명성 및 적정성을 심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올해부터 규제가 강화되는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 거래, 대규모 내부거래 등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차증권은 "ESG위원회는 기업 ESG 경영의 최고 심의기구로서 전사 차원의 ESG 정책 수립과 활동을 주도할 것"이라며 "실무단에서 ESG 과제를 발굴 및 실행하고, 경영진은 분기별 CSR 협의회를 통해 주요 ESG 사안에 대해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전사적 활동계획 수립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0 LG생활건강 ESG 보고서'
'2020 LG생활건강 ESG 보고서'

◇ 여성 사외이사 영입 등 추가 개편 필요

그룹 차원에서의 ESG 경영 강화와 발맞춰 지배구조 개편이 추가로 이뤄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2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상법,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감사위원회를 운영한다. 감사위원회는 LG생활건강과 특수관계가 없는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현재 사외이사 4인 가운데 3인으로만 운영되던 감사위원회 구성을 내년부터 사외이사 전원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 그룹은 감사위원회를 보좌하고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내부감사부서를 모든 계열사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LG생활건강도 변화가 예상된다. 

내년 여성 사외이사 영입도 필요하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별도 기준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 구성원을 특정 성으로 채울 수 없다. 

해당 조항의 유예기간은 2년으로, 내년 8월까지는 의무적으로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하는 이태희 사외이사, 김상훈 사외이사 후임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양오 삼평삼민연구소장은 "LG생활건강이 경쟁사 대비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그동안 지배구조 부문에는 소홀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내놓은 만큼 내년 추가적인 개편안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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