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가당착에 빠진 던킨도넛, 영상이 조작됐다고? 본질은 위생불량
[현장에서] 자가당착에 빠진 던킨도넛, 영상이 조작됐다고? 본질은 위생불량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1.10.01 13:52
  • 최종수정 2021.10.01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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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 공장 밀가루 반죽에 이물질이 묻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KBS영상 화면 갈무리
던킨도너츠 공장 밀가루 반죽에 이물질이 묻는 모습. 사진=KBS 화면 갈무리
비알코리아는 작업자가 아닌 사람이 고의로 밀가루 반죽에 이물질을 떨어뜨리는 장면이라며 CCTV를 공개했다. 사진=비알코리아
비알코리아가 공개한 CCTV 장면. 사진=비알코리아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던킨도넛의 기름때 반죽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하지만, 던킨도넛의 비알코리아는 제보 영상에 대해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고 출입 기자들에게 해명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영상 속 반죽에 떨어진 기름때 말고도 전반적으로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9일 KBS는 던킨의 제품 60%가 만들어지는 안양공장에서 생산 중인 밀가루 반죽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는 영상을 공익신고자의 제보를 받아 보도했다. 이 물질은 도넛 제조시설 환기 장치에 기름때가 뭉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보도 직후 던킨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도넛을 만들었다며, 비난이 쏟아졌다. 제보자는 “공장에서 세척과 소독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을 펼쳤다.

SPC그룹의 계열사인 비알코리아는 즉시 <보도 참고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면서 “지난 29일 던킨 안양공장 위생 이슈와 관련 보도에서 사용된 제보 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면서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7월 28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pen)’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전달했습니다.

특히 “해당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그 직원은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게 되어있던 직원도 아니고, 30일 오후 해당 영상과 함께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자료=비알코리아 사과문
자료=비알코리아 사과문

하지만, 보도된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넛 제조시설 환기 장치에 기름때가 찌들어 있고, 전반적으로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문제의 본질은 기름때가 가득한 환기장치와 위생상태가 불량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9일과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던킨도넛을 불시 점검했고, 일부 시설이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썹(HACCP)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조설비 세척소독 미흡이 적발됐고, 이물질 예방 관리 및 원료 보관 관리 미흡 등이 추가로 확인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던킨도넛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던킨도넛의 위생상태가 불량한 건 명백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비알코리아는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제보영상이 조작됐다”는 식으로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 언론사는 ‘던킨 제보영상 조작논란’, ‘비위생 제보 영상 조작’, ‘CCTV 속 반전’이라면서 일제히 보도했고, 마치 KBS가 보도한 영상이 잘못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한편, 비알코리아의 모회사인 SPC그룹은 최근 화물연대와 갈등을 겪고 있다. SPC그룹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 파업을 꼽을 수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배송 기사들이 업무시간 단축을 위해 소속 운수사 측에 증차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 배송 코스 변경에 대해 한국노총 소속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 기사들이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한 것이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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