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에 수수방관하나
[현장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에 수수방관하나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1.08.13 15:16
  • 최종수정 2021.08.13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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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또 황당한 사망 사고…올해만 4명 '안전의식 실종'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진=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진=현대건설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지난 5일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삼송택지개발지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우수 배관 매설작업 현장에서 휴식 중이던 60대 하청 노동자 김 모씨가 굴착기에 치여 숨졌다.

협력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 김 씨는 우수관 매설 작업 중 2m 깊이의 구덩이에 있던 중 굴착기의 삽 역할을 하는 '버킷'이 와서 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순간 현장에는 안전관리자와 신호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휴식시간이라 다른 작업자들이 현장에 없던 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장 관계자와 굴착기 기사를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포함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휴식시간인데 굴착기를 운행한 점과 사고 현장에 김 씨만 있었던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지난 5월 27일 인천 주안1구역 주안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올해만 벌써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매년 안전관리와 감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감독을 받은 직후인 5월 주안1구역 재개발과 8월 경기 고양 힐스테이트에서 두 건의 현장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감독이 무의미하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사고들이다. 현대건설 안전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뜯어 고치고, 손질해야 하는 이유다.

윤영준 대표는 현대건설에서 33년을 근무하면서 그야말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무엇보다 국내주택, 도시정비 등 다양한 사업에서 현장소장을 역임해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하지만, 그 역시 돈이 되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만 힘을 쏟는 분위기다. 안전대책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가 사망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하는 시점이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수방관하는 사이 현장 노동자들은 위험에 노출된 체 소중한 목숨을 담보로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건설현장. 사진=픽사베이
건설현장. 사진=픽사베이

또 사망사고가 발생할 때만 안전에 대한 일회성 대책만 내놓고, 책임회피에 급급하다.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을 앞두고 정부는 건설사들에 자율적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계도기간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잇따른 노동자 사망사고들을 보면서 강력한 중대재해법 시행만이 노동자의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뚜렷해진다. 일부 건설사들은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법안이 시행되면 국내에서 기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정부 정책에 비아냥 섞인 말투로 본인들의 입장을 항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번이라도 죽은 일용직 노동자가 나의 동료, 나의 친구, 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을 해봤을까 되묻고 싶다. 기업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일용직 노동자들의 목숨은 하찮은 것으로 치부되도 된다는 것인지 말이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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