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8월 개최,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변수로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삼성전자 IM부문의 경영진단이 연장되면서 ‘사장단 회의’가 늦춰질 전망이다.
10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인포스탁데일리에 “IM부문 경영진단이 끝나야 연말까지 집행하는 투자계획이 확정되기 때문에 8월 개최되는 사장단 회의가 9월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참고 [단독] 삼성전자, IM부문 경영진단 1개월 더 연장…”사장단 회의도 연기 전망”)
◇ 무선사업부(IM), 경영진단 연장에 따른 연기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경영진단에 나선 건 무선(IM)부문에서 사업상 문제가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경영진단이 연장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샤오미, 애플 등 경쟁사와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주력 상품인 갤럭시 S20 판매량이 2000만대 중반에 그쳤고, 올해 1월 출시한 갤럭시 S21 역시 상반기까지 총 1350만대의 저조한 판매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고, ‘폴더블폰’에 집중하면서 판매가 저조하자, 무선 사업부의 ‘시장 전략 실패’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 IM부문 경영진단 일정은 애초 7월 31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8월 30일로 연기된 것이다.
◇ 매년 6~8월 개최,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변수로
그러면서 삼성전자 각 부문별 사장단 회의도 자연히 미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에는 매년 6~8월쯤 사장단 회의가 소집돼 왔다. 지난 2019년에는 8월초 일본의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보복조치 대안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사장단 회의가 소집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사장단과 현재 시장 상황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논의했다. 당시 “긴장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한단계 도약한 미래를 만들자”고 발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더욱 빛난 계기가 된 바 있다.
지난 2019년 6월에는 이재용 부회장 부임 후 처음으로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갖추기 위한 ‘초격차’ 전략을 강조했다. 당시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삼성전자 관계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대책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급락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경제 냉전 심화 ▲저성장 기조 지속 ▲전통산업의 퇴출 확대 등에 따른 산업 패러다임 재편 이슈가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당시에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6월 1일 개최했다는 점에서 예년보다 빠른 사장단 회의를 놓고, 대내외 사업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것으로 여겨졌다.
올해 삼성전자는 경영진단이 연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장단 회의가 늦춰줬다. 삼성의 경영진단은 통상 실적악화 사업부를 대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통상 진단은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된다. 재수감된지 207일만이다. 장기 경영 공백을 우려했던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지연됐던 의사결정 시스템에 속도가 붙고, 글로벌 반도체 전쟁 주도권 확보에 한층 힘을 싣게 됐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