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위기의 삼성전자, 혁신·기술 빠진 보고서..."이재용부재·사법리스크'도 한몫
[지속가능] 위기의 삼성전자, 혁신·기술 빠진 보고서..."이재용부재·사법리스크'도 한몫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21.07.30 08:53
  • 최종수정 2021.07.3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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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1위' 자랑 빠졌다…스마트폰 등 점유율 하락세
미래 먹거리 부족…혁신기술·설비투자·연구개발 부재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환경, 사회공헌 등을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전반의 활동 및 성과,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기업 레퍼런스체크 연구소 '평판체크'와 공동으로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봄으로써 과거 목표 달성 현황과 향후 방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의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전년도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부문별 제품과 사업 현황, 시장점유율 등 상세 사업 정보가 모두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취지대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ESG 관련 내용에만 집중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의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시장 점유율이나 핵심 기술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기 위함이라는 시선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사진= 삼성전자
사진= 삼성전자

◇ 사라진 점유율·순위 자랑

30일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도 보고서에서는 CE 부문에서 'TV 시장점유율 1위 30.9%', '프리미엄 TV 시장점유율 1위 52.4%'라고 적시했다.

DS 사업부에서는 'D램 시장점유율 1위 44%', '낸드 시장점유율 1위 36%', 'SSD 시장점유율 1위 43%'라고 게재했다. 

특히 IM 사업부에서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위 17.5%',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20.9%'이며, 10여 년 전부터 5G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여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보고서에서 각종 수치와 순위 등이 모두 사라졌다. 더불어 '한국 최초', '세계 최초', '선두업체', '시장 확대' 등의 찬사도 사라졌다. 

출처 =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0'
출처 =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0'

◇ 핵심 제품 글로벌 점유율 하락세 

실제 핵심제품에서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세로 접어든 영향이다. 

지난 27일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5G 제품 출하량 기준 점유율 34%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3%에 불과해 2위에 그치며 애플과 20%포인트 넘게 차이를 늘렸다. 반면 오포 13%, 비보 12%, 샤오미 10% 등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바짝 따라오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글로벌 5G 스마트폰 매출액 비중으로는 더욱 뒤처진다. 애플 점유율은 53%로 시장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 삼성은 14%에 그쳤다. 이어 오포와 비보가 각각 7%, 샤오미 6% 순으로 집계됐다.

CE 부문 핵심인 TV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2위 업체인 LG전자의 올해 1분기 올레드(OLED)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을 견인하고 있어 위기감이 큰 상황이다. 

그나마 반도체가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다른 경쟁업체들이 안정적인 투자와 실적 증대와 비교해 뒤처지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 미래 먹거리 부족…혁신 기술 내용 빠졌다

각종 수치와 함께 기술 경쟁력 확대를 위해 개발 중인 제품과 향후 방향성 등에 대한 설명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그동안 각종 혁신 기술을 내세웠던 IM 부문은 성장 동력을 잃은 느낌마저 든다. 

그나마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5G 기술 노하우를 집약하여 전 라인업을 5G 제품으로 선보였음을 강조했으나, 올해에는 미래 기술이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설명이 부재했다. 

CE 부문 역시 삼성전자의 차기작으로 거론되는 마이크로 LED TV가 대량생산이 어렵고 고가 제품이라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실적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도 미국 파운드리 증설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지지부진해지면서 중장기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올해 1분기 기준 유동자산은 약 209조1500억원으로 설비투자, R&D, M&A가 집행되지 않고 묶여있는 상황이다 .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현재 실적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만 보더라도 중장기 성장 동력이 없음을 알 수 있다"며 "회사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와 여타 사법 리스크로 본사업에 집중하지 못해 적극적인 투자나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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