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에 감도는 파업 '전운'…사상 최대실적이 임단협 발목
HMM에 감도는 파업 '전운'…사상 최대실적이 임단협 발목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7.30 07:00
  • 최종수정 2021.07.29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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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노조, 중노위 조정 신청…"정당한 보상 없다면 파국으로 치닫을 것"
해상노조, 3일 교섭서 진전 없다면 중노위로…육상노조와 연대 가능성
사측 "배제훈 사장 주축으로 올해 임단협 원만히 마무리 되도록 최선"
HMM 라온호.(사진=HMM)
HMM 라온호.(사진=HMM)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써 내려가고 있는 HMM에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노동조합과의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으면서다.

노조는 지난 2011년부터 약 10년에 가까운 임금동결로 참아낸 직원들의 희생과 더불어 사상 최대실적을 들어 2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사무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는 전날 열린 대의원회의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중노위 조정이 불발되면 총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은 앞서 열린 4차교섭에서 연봉 5.5% 인상과 함께 격려금으로 월 기본급 100%(일시금 약 400만~500만원) 지급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성과를 정당하게 보상해 달라"며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김진만 육상노조 위원장은 "사상 최대실적을 낸 지난해에도 2.8% 인상되는 데 그쳤다"면서 "올해에는 조합원들 요구대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파국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MM은 해상운임 급등 등에 힘입어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인 1조1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울러 연일 들려오는 수주 잭팟 소식과 함께 조만간 발표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4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는 터라 노조의 목소리는 더욱 거셀 수 밖에 없다. 

다만, 사측은 높은 임금 인상폭에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눈치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24.9%)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오슬로’호가 싱가포르 PSA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MM제공)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오슬로’호가 싱가포르 PSA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MM제공)

선원들로 구성된 해상노조도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3차교섭에서 진전이 없다면 중노위 조정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만약, 중노위 조정에서도 별 소득을 보지 못할 경우에는 육상노조와 함께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정근 해상노조위원장은 "배재훈 사장이 실적이 개선되기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생산성이 확보되면 임금을 인상해주겠다고 공헌하더니 이제와서 채권단을 핑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현재 임금 수준을 고려할 때 두자릿수의 인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HMM 노사는 작년에도 중노위 조정을 거치는 등 긴 줄다리기 끝에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냈다. 당시 노조는 임금 8%인상을 요구했지만, 결국 2.8% 인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당시 배 사장이 직접 조정회의 참석해  노조를 설득하기도 했다. 

사측 관계자는 "배재훈 사장을 주축으로 올해 임단협도 파업 없이 원만하게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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