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이슈·불법승계 풀리지 않은 숙제
[지속가능]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이슈·불법승계 풀리지 않은 숙제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21.07.23 13:17
  • 최종수정 2021.07.2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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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환경, 사회공헌 등을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전반의 활동 및 성과,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기업 레퍼런스체크 연구소 '평판체크'와 공동으로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봄으로써 과거 목표 달성 현황과 향후 방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삼성바이오로직스 CI
삼성바이오로직스 CI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처음으로 내놓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정작 시장과 투자자가 궁금해 할 만한 핵심 내용이 빠졌다. 

23일 '2021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회계부정과 지배구조에 관한 내용이 전혀 없다. 

상장 폐지 심사까지 가게 했던 이슈이자,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지만 어떠한 설명도 없어 투자자들이 안고 있는 불확실성을 떨쳐내진 못했다. 

2021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1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끝나지 않은 회계부정 의혹

한국거래소는 2018년 11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에 따른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사 결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8년 12월11일 매매거래정지가 해제됐다. 당시 상장유지 결정사유는 기업 계속성 측면에서 매출액과 수익성의 개선이 확인된 가운데 사업 전망, 수주잔고 및 수주계획을 고려할 때 기업의 계속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특히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로 조치하는 등 일부 미흡한 점이 발견되었으나, 감사 기능 및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선계획을 제출했다는 점이 고려됐다. 

당시 상장폐지는 피했지만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 조치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발해서 소송을 냈고, 행정소송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한 언론이 단독 입수한 정재욱 교수의 서울행정법원 제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명백한 부정이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핵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함께 설립한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에 에피스 주식을 50%까지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 권리가 있었는데도 공시하지 않은 것이 회계 부정이라고 판단했다. 

콜옵션 조항이 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를 지배한 것처럼 회계처리한 것을 문제로 봤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를 일부 지분만 가진 회사로 회계처리해 손실을 적게 반영한 것도 부정 회계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분식회계가 인정된다면 에피스 투자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제외하고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부채로 적용하면 당시 자본잠식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자본잠식을 고의로 감춰서 상장에 성공한 것이 된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현황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현황

◇ 지배구조 강화 노력에도 불확실성은 남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무리하게 회계를 작성한 것을 이재용 부회장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어 불법승계 재판도 이어지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이 모두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한화투자증권 기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이 43%, 삼성전자가 31%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설립 당시 삼성전자와 (구)제일모직 각각 40%의 지분으로 설립되었으며, (구)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합병 후 존속법인인 (구)제일모직이 삼성물산으로 사명을 변경함에 따라 삼성물산이 단독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소액주주의 비율은 99%에 달하지만 지분소유 비율은 약 22%에 불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배구조의 취약점을 타개하기 위해 지배구조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ESG위원회 설립 등 지배구조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여 이사회의 경영진 감독 및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회사와 특별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가 객관적으로 회사의 업무집행을 감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혹은 사면론이 제기되는 현 상황에서 삼성물산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개입 등과 관련한 재판 결론이 나오지 않아 사면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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