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정용진의 ‘불요불굴’…이베이·휴젤 모두 인수한다
[현장에서] 정용진의 ‘불요불굴’…이베이·휴젤 모두 인수한다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21.06.23 06:17
  • 최종수정 2021.06.23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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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결코 흔들리지도 굽히지도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하게 나아가겠다. 우리에게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유일한 대상은 고객뿐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에 강조한 말이다.

최근 신세계는 네이버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했으나, 네이버가 돌연 인수 참여 철회를 발표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주도했던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조회공시에 이같이 답변했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신세계와 네이버의 결렬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의 이유를 꼽고 있다. 양사가 국내 e커머스 1, 2위를 차지할 경우 시장에서 독과점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같은 이유도 있겠지만, 인포스탁데일리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인수시 네이버의 현물출자 등 참여방식을 놓고, 양측이 견해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포스탁데일리가 지난 17일 <[단독]네이버 "이베이, 신세계 공동인수 정해진 바 없어">라는 내용의 기사를 최초로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핵심 취재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신세계의 인수참여 제안에 단순 검토 수준에 불과했고, 경영진의 인수 의지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시스템이 노후화를 알고 있는 신세계는 네이버가 국내 최고의 IT 전문가들과 조직력을 갖췄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온오프라인의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네이버, 쿠팡과 함께 3강체재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왼쪽부터)&nbsp;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nbsp;한성숙 네이버 대표,&nbsp;강희석 이마트 대표,&nbsp;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사진=네이버]<br>
(왼쪽부터)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사진=네이버

올초 신세계 이마트와 네이버 양사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급성장하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연대 움직임이 컸다. 신세계는 우군으로 네이버에 손을 내밀었지만, 정작 네이버 내부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그다지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지 못해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는 3조5000억원 이상으로 신세계 단독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고, 자금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네이버의 갑작스러운 불참에 당혹스럽긴 하다. 신세계의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동시에 휴젤 인수에도 나서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현재 휴젤의 인수가는 2조원 안팎, 이베이코리아 3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분기 현금성 자산은 5000억원 수준이다. 재무적 투자자(FI) 등을 통해 자금부담을 줄인다고 해도 이베이코리아와 휴젤 인수가 무리라는 시장의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불요불굴’의 의지로 묵묵히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SSG를 활성화시킬 방법은 이베이코리아 인수하는 방법뿐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가 유통업계의 디지털 전환의 최적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 창출의 한 해로 보고 있다. 고집스러운 그의 성향상 어떤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목표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끝까지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불요불굴처럼 말이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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