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MCU→AP로 재편 예상…장기적 관점서 대응해야" 
"車 반도체, MCU→AP로 재편 예상…장기적 관점서 대응해야"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4.12 10:53
  • 최종수정 2021.04.12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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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硏 "반도체 산업, 제한적 시장 규모, 저수익·공급망 편중"
자율주행자동차용 레이더 기술.(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주행자동차용 레이더 기술.(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반도체 대란으로 인해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미래 시장에서 부각될 AP(데이터 연산·처리 기능 수행) 등 고성능 반도체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의 근본적 원인인 낮은 수익성·공급망 편중이라는 산업 특성에 비춰볼 때, 견고한 글로벌 강자들이 자리 잡은 기존 MCU(마이크로컨트롤유닛) 시장으로의 진입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2일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대란은 코로나19에 따른 완성차업체들의 수요 예측 실패로 시작됐으며, 휴대폰·가전용 반도체 우선 생산과 재해‧사고로 그 어려움이 더욱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수급 차질이 가장 큰 품목은 전장 시스템 제어를 수행하는 MCU로, '반도체 설계→생산→모듈·시스템 제작→완성차 양산'의 가치사슬(Value Chain) 중 '생산'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기존 차량용 MCU의 생산 리드 타임(생산 계획부터 입고까지의 기간)은 주로 12~16주 가량 소요됐지만, 세계 MCU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파운드리 업체 TSMC의 반도체 주문 폭주로 26~38주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현상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감산이 진행 중이며, 이달부터는 국내 현대·기아차의 생산 차질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 물량은 130만대에 달한다. 또 앨릭스파트너스는 올해 반도체대란으로 글로벌 자동차 매출액 감소 규모가 60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을 내놨다.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MCU 중심의 현행 반도체 산업은 제한적 시장규모, 저수익·공급망 편중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최대 위탁 생산 업체 TSMC의 지난해 4분기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 수준이며, 대부분 MCU 생산용 웨이퍼는 8인치(200mm) 사이즈로 생산성,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필요수명 15년 이상, 온도요건 –40~155도, 재고보유 30년 이상 등 가정용·산업용에 비해 사용 조건이 가혹하고, '개발-테스트-양산'에 10년 내외가 소요된다.

이 때문에 공급이 NXP(네덜란드), 르네사스(일본), 인피니언(독일), ST마이크로(스위스), 마이크로칩(미국) 등 일부 기업에 편중돼 있었고, 이들 업체 역시 미세공정 난이도, 비용증가로 생산 외주화(Fab-lite) 전략을 취하며 세계 MCU 생산량의 약 70% 정도를 대만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맡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반도체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차량용 반도체 98%를 해외에 의존해왔다. 특히 MCU 등 주요품목의 국내 공급망은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이지현 연구원은 "현재 자동차에 MCU 기반의 분산처리형 전자제어장치(ECU)가 탑재(대당 40여개)되고 있지만 향후 5~6년 전기차·자율차로 전환이 가속화되며 AP 기반 집중처리형 고성능 제어기(1대당 3여개)가 채택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량용 반도체가 통합 칩으로 통합되고 다양한 종류의 신규 모빌리티에 확대 적용된다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AI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System on Chip(인텔)을 비롯해 영상처리 GPU(엔비디아) , 자율주행차용 AP(테슬라) 등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 연구원은 "차량용 AP는 오랜 개발·테스트 기간과 10년이 넘는 사용주기에 대한 관리·업그레이드가 필요해 업체 부담이 큰 만큼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며 "또 사업화까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개발·양산에서의 사업단절 극복을 위한 양산 성능 평가 및 성능 개선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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