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 인수무산, 금호산업 책임"…계약금 반환 소송 예고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무산, 금호산업 책임"…계약금 반환 소송 예고
  • 조건호 기자
  • 승인 2020.09.16 14:12
  • 최종수정 2020.09.16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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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캡처.

[인포스탁데일리=조건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무산 책임을 금호산업에 돌리면서 계약금(이행보증금) 2500억원 반환을 둘러싼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산은 전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은 금호산업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현산의 입장 표명은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계약 해제 통보를 받은 지 나흘 만이다.

금호산업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계약금에 대한 질권 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법적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산은)의 행태도 꼬집었다. 현산은 "'채권단인 산은도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산업은행의 제안에, 지난 8월 26일 발전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협의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협의에서 기존 인수조건의 조정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논의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당사도 인수조건에 관해 요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산의 이번 공식 입장 표명을 2500억원 규모의 소송에 대비한 명분 쌓기로 보고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작업 뿐만 아니라 사법 리스크까지 떠안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사건의 쟁점은 M&A 계약해제에 대한 귀책 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현산은 계약 체결 이후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의 급격한 증가 등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강조하고, 아시아나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금호산업의 귀책 사유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행보증금 2500억원의 향방도 모두의 관심사다. 앞서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총 인수대금 2조5000억원(구주 인수대금 3228억원+신주 유상증자대금 2조1772억원)의 10%인 2500억원을 계약금 명목으로 냈다. 투자지분 비율에 따라 현산은 2010억원, 미래에셋대우는 490억원을 각각 부담했는데, 이 돈은 현재 에스크로(조건부 인출 가능) 계좌에 예치돼 있다.

조건호 기자 claud_alzhs@infost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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