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선언..."불확실성 크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선언..."불확실성 크다"
  • 조건호 기자
  • 승인 2020.07.23 10:55
  • 최종수정 2020.07.23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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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인포스탁데일리=조건호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결국 무산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인수전에 뛰어든 지 7개월여 만이다.

제주항공은 이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1조원가량을 더 써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밀려났다. 이후 한달여 만인 지난해 12월18일 이스타항공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같은 해 9월 말 이미 이스타항공에 M&A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695억원에 매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부터 시작됐다. 전세계 하늘길이 막히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 것.

경영난에 시달리던 이스타항공은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다. 제주항공은 장고 끝에 지난 3월2일 당초 예정보다 150억원 줄어든 545억원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하고 SPA를 체결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더 악화하며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9일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같은달 24일에는 국내선 운항마저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회생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심사 6주 만인 4월23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승인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지분 취득 예정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28일 '미충족된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고려해 당사자들이 상호 합의하는 날'로 지분 취득 예정일을 변경 공시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6일 신규 이사·감사를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며 제주항공을 압박했지만, 제주항공은 선결조건 이행이 우선이라며 체불임금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아예 임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탓에 체불임금만 250억원에 달했다.

이런 와중에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불거졌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38.6%를 모두 이스타항공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제주항공과 갈등을 해소하진 못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결국 선결조건 이행 마감 시한 다음 날인 16일 "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며 사실상 '노딜' 선언을 예고했다.

조건호 기자 claud_alzhs@infost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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